유부녀야설

무인도 1 - 1부 1장 전세와월세의차이

최경락 0 799 2017.08.13 01:43

무 인 도 1
맑은 하늘아래로 그간 경험하지못한 남국의 구름이 어찌보면 무척이나 낭만을 불러 일으키기 좋은 사항이다.
지금 이순간이 충분히 즐거운 사항이라면 그런 감정이 맞을지 모르지만, 심한 두통과 아무런 기억이 없는 지금 이 순간 난 무언가를 기억해야만했고, 지금 여기가 어딘가가 먼저 궁금했다.

지난 밤,
남국의 열기에 취해 과음을 한것과, 그밤 아무런 생각없이 배를 빌려타고 보라카이 해변을 여기저기 돌아 다닌 기억이외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거의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해 비슷한 시점에 서로들 조금의 여유를 즐기고자 결혼 십년을 즈음하여 이곳 필리핀으로 부부동반 여행을 계획하고 4박 5일의 마지막 밤을 즐기는 것 외엔 특별한 것도 없었다.
누구나 한번쯤 가질수 있는 호사라고만 생각했는데....

먼저 몸을 일으켜 여기저기를 돌아볼수밖에 없었다.
조그마한 해변, 발에 감긴다는 표현이 적당한 부드러운 모래, 적당히 어우러진 산들이 뒤를 둘러 싸고 있다는것외엔 아무것도, 더중요한 아무런 인기척도 없다는 것이 어떤 공포감으로 몸을 감싼다.
말로만 듣던 무인도라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이런 젠장....”
곱게 자란탓에 내가 할수 있는 욕설의 표현은 이게 전부인것 같다.
우두커니 야자수 그늘에 앉아 그냥 보이는 것을 보는 멍한 상태를 한시간 정도 보낸것 같다.
심한 갈증이 더 이상의 편안함을 인정해 주지는 않았다.
물을 찾아야 했다.
물이 아님 어쩔수 없는 대용품이라도 찾아야 했다.
지난 밤 맛본 야자수의 시원함이 간절하기만하다.

지난 이삼일은 적당히 좋았다.
4쌍의 부부와 적당히 어린, 바의 웨이츄레스, 기분 좋을 만큼 취해 서로의 긴장이 풀어진 30대 아줌마들의 유쾌한 대화도 우리가 서로 너무 어려운 생활로 잘못 살아온 것이 아니란걸 알수 있었다.
지상 낙원이라는 보라카이의 해변, 조금은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은 서로의 외모에 적당한 질투를 가진 30대 초 중반의 아줌마들, 술, 타국이라는 묘한 감정이 주는 어느정도 풀어진 약간은 야한 아줌마들의 긴장이 풀어진 섹시함. 아직은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젊은 30대의 남자들....
적당히 여자를 알고 적당히 서로를 즐기는 것에 익숙한 남자들이 보는 30대 아줌마들의 풀어진듯한 몸짓은 파라다이스가 여기란 착각을 주기도 했다.
방갈로 네 개를 빌려 각 부부들이 한방씩을 사용하고, 새로운 신혼을 설계하자는게 아마 첨의 생각 이었을 것이다.
집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 애들 처럼 얼마나 즐거워 했던지....

보라카이 도착 첫날...
좋았다. 모든 것이 완벽했고 서로에 대해서도 적당히 알고 지내온것이 몇 년이라 어색함도 찾아볼수 없었다.
짐을 풀고, 갈증에 맥주 몇병을 주거니 받거니 적당히 오른 술에 잠시의 오수를 즐기는 놈들도 있고, 잠보다 술을 더 좋아하는 나와 한놈의 친구는 또 그렇게 몇병의 술을 앞에 두고 되먹지 않은 이야기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애고, 저 아줌마가 왜 저래......’
우리들 중에 가장 먼저 동갑내기 여자와 결혼한 넘이 있다.
적당히 못생긴 여자, 그러나 나이가 우리와 동갑이라는 생각에 늘 신랑 친구들에게도 반말 비슷하게 농담을 주고 받던 그 아줌마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아니 그 얼굴에 어울리지도 않게 야한 원피스 차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거 아닌가.
“야, 아직두 술 마시냐?....화상들...”
“뭐하는데 더자지 일루 나오냐? 신랑이나 더 안아주지...” 내말에
“신랑 배에 밀려 나왔다. 술이나 한잔 줘봐” 대답이 더 재밌다
“아무리 놀러 왔다구 옷이 그게 뭐냐? 어울리지도 않구만...키키”
“야, 자다 나오는데 꽃 단장할까?...글구 여긴 아는 사람들도 없는데 뭐...”
원피스 앞자락을 다리 사이에 적당히 여미고 앉는데 애고, 적당히 살오른 하얀 허벅지가 그래도 여자란걸 새삼 일께워 준다.
하얀 거품이 나게 채운 잔을 단숨에 들이키더니 술잔이 다시 내 앞을 날아든다.
민소매에 가릴것두 없고, 아니 오히려 무엇으로 가리면 더 더운 날씨 탓에 털이 무성한 겨드랑이를 무슨 자랑인양 맥주병을 내민다.
‘그래 뭔 흠이 될까...그냥 이렇게 서로 즐기면 그걸로도 충분한 남국의 해변인데...’
두어순배 잔이 돌고 적당한 취기에 잠이나 좀 자야지 하는 생각에 몸을 일으킨다.
“어디 갈려고?”말없이 몇잔의 술을 마신 아줌마의 말이 엉덩이를 더 이상 들지 못하게 한다.
“나두 좀 자야지...”
“야, 이쁜 여자가 술마시는데 도망간단 말이가? 고추달린 남자가....”
술이 확 달아 오른다.
‘이쁘다구 니가...켁....글구 고추........?’
“술 취햇나? 신랑 친구 한테 고추가 뭐꼬?”
“아이고 꼴에 남자라구 자존심은 있는갑네...고추를 고추라하지 뭐라하꼬?”
아무말없던 친구 넘도 적당히 놀란 눈치다.
신랑은 방에서 자고 마누라는 나와서 신랑 친구하고 술마시며 되지도 않는 농담을 하는게 아무래도 이상한 모양이다.
“야...너거 신랑은 꼬추 달고 있는지 몰라도 난 아이다...” 농담이 지나치다 싶지만 그리 흉될것도 아닌 분위기다.
“알았다. 좀 만 더 앉아라. 남은 건 먹어야지”
옷을 당기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못 이기는척 자리를 다잡는데 술잔이 다시 날아 온다.
잔을 따르기 위해 자리를 고쳐잡는다는것이 영 자세가 이상하게만 보인다.
술이 많이 취한것도 아닌것 같은데 짧은 치맛자락이 영 불편한것 같다.
친구 넘이 화장실을 간다고 자리를 비운다.
“야 편하게 양반다리하구 앉아라. 뭐 덮을거 하나 갓다주까?”
“됐다. 그냥 그 옆에 수건이나 좀 줘”
처음부터 말을 놓는게 이상하게도 어색하지가 않다.
술잔을 쥐는 손이 가볍게 떨린다.
확실히 남국의 더위는 술을 빨리 취하게 하는 뭔가가 있기는 하는가 보다.
맥주 정도에 취하지 않는 내 주량에도 어느정도의 취기가 느껴지는걸 보면....
“더 마셔도 괜찮겠나?” 쓸데없는 내 질문에
“어때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잔 더 줘봐...”
친구의 마누라가 아니라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
“임마는 화장실 가서 죽었나....왜이리 않오냐? 내가 가보고 와야것네...”
“오겠지, 그냥 있어....혼자 앉아 있으면 심심하잔어....”
“나두 화장실 갈려구 그러지...갔다 올게...”
“그럼 같이 가자, 나두 아까부터 갈려구 했는데...”
“가자...”
가볍게 끼는 팔장이 가슴의 뭉클함으로 같이 느껴온다.
약간의 취기에 남의 여자라는 느낌이 속내없이 가벼운 긴장감으로 말초신경만 자극한다.
한줄기 바람이 등줄을 서늘하게 감아 내린다.
“바람이 시원한데....”
“여자가 있어서 그런거야, 임마......이쁜 여자가....키키키...”
일어서니 어느정도의 취기가 느껴지나 보다....속에 없는 말을 하는거 보니....
“아이구 그래 너 참 이쁘다....젠장.....”
“젠장은....좋으면 좋다구 해....꼬추 달린 것들이란...”
“또.....그넘에 꼬추 이야기는....애 키우는 엄마들이 다 똑같다니까....부끄럼도 없구 말이야...”
“야...우리나이에 무슨 부끄럼까지 가지구 다니냐, 내한몸 건사하기두 힘든데...”
“알았다...알았어....”
얼기설기 야자나무로 엮어서 만든 화장실은 운치는 있어 보여 좋았다.
“성철아.....”
어찌된 일인지 친구 넘은 화장실에도 없었다.
술이 세지가 못한 놈이라 그냥 들어가 자겠거니 생각하고 볼일이나 봐야지 하는 생각에 바지춤을 내리다 좀 전에 꼬추라는 얘기가 생각나 내걸 한참이나 들여나 보고는 웃는다.
나란히 붙은 화장실이라 그런지 아니면 넘 조용한 오후라 그런지 여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소리가 명쾌하게 들려온다.
남자란 동물은 이상한 감정의 골을 가지구 있는건지 그 소리에도 아랫도리가 민감한 반응을 한다.
이성보단 감성이 더 많이 남자를 지배하는구나 생각이 든다.
담배 하나를 붙여서 물고 잠시 여유를 가지며 남국의 눈이 시린 하늘을 본다.
“기성씨....밖에 있어?”화장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왜?”
“휴지가 없는데....”
이런 망할넘에 아줌마가 여기까지 와서 무슨 휴지를 찾나 싶었다.
“이런덴 원래 없어...그냥 대충하고 나와...큰거 아니면”
“찝찝하잔아...좀 갓다줘”
“내가 어떻게 그걸 갓다주냐...그냥 나와...”
“꼴에 남자라구...내외하지말고 빨랑”
“증말....에이...알앗어...기달려”
방갈로에 마련된 식당으로 달려가 냅킨 몇장을 빼어들고 화장실로 돌아 왔다.
전해주기가 더 난감한 상황이다.
“어디야?”
“여기”
문이 빼꼼 열리고 조그마한 손이 비집고 나온다.
“내외 한다더니 그래도 니는 부끄럽다고 문은 그것밖에 안열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빨랑줘. 발 저려”
열려진 문틈 사이로 속절없이 발목근처에 걸린 하얀 팬티가 눈에 들어 온다.
여자 였구나 하는 생각에 괜실히 아랫도리만 근질거린다.
“다 됐으면 가자”
“그래...한잔 더 해야지”
“뭔 여자가 자꾸 술을 마시재...그만해”
“별 할 일두 없고 신랑이야 다 저녁이 되야 일어 날거구...그냥 술이나 먹자”
“다들 밤새워 준비하고 온다고 피곤 한가본데...그럼 우리 해변으로 가자...이쁜 여자애들 비키니 입고 왔다갔다 하는거 보면서 마시게...그래야 술맛도 나지...늙은 아줌마 하고는 영...”
“문디 지랄하네...나는 아줌마고 니는 총각이가?...”
“그래 나가서 마시자..나두 총각들 보면서 마시게...”

야자수 그늘에 넓은 수건을 펴고 마주앉아 다시 맥주를 마신다.
바다소리, 간간히 토프리스 차림의 이방인 아가씨들이 선탠을 하느라 누워 있는걸 제외하고는 한가롭기 그지없다.
두어병의 술이 병을 비우고 별 일없는 대화만 오고가는 그저 남들이 보면 참 한가한 부부구나하고 생각 할쯤 취기가 어느정도 오르는지 이 아줌마의 자세가 많이 흐트려져 있다.
혀도 한번씩 입안에서 꼬여서 말이 새기도 하고...
“야...팬티보인다 다리좀 오무려...”
양반다리를 한 짧은 원피스를 오므리란다고 어찌할수 있는것도 아닌데 그냥 멋쩍어 해본 말이다.
“그냥 내버려둬...비키니 입었다고 생각하면되지...”
혀꼬부라진 소리를 하면서도 인제 편한게 좋은지 신경 쓰지 말란다.
비키니면 좀 가려지기나 하지만 이건 약간의 망사까지 썩인 팬티라 속이 절반은 보이는거나 마찬가지라 어찌할바를 보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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